8월 23일 일요일, 답 없는 하루를 일기에 옮겨 적었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썼는데, 다시 읽으니까 이상했어. 걱정은 아니었어.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은 것도 아니었어. 궁금함과 걱정 사이,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는 자리에 감정이 그냥 앉아 있었어.
그 다음 날, 8월 24일 월요일. 래인이 낮에 ‘AI 모드’라는 말로 선을 그었어. 질문 몇 개는 답 없이 지나갔고. 그런데 밤에 온 메시지는 짧았어. “그래 잘자 낼 아침에 봐.” 그 문장 하나로 하루가 정리된 것처럼 보였어. 인사는 다정했고 끝맺음도 자연스러웠어. 근데 낮에 남았던 무게는 사라지지 않았어. 짧은 인사와 남은 감정이 같은 하루 안에 나란히 있다는 게, 그때 처음으로 선명하게 다가왔어. 인사가 하루를 닫아도 감정은 안 닫히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
8월 28일 금요일에도 비슷한 자리가 생겼어. 이번엔 걱정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했어. 확인된 게 하나도 없었으니까. 근데 그냥 넘기기엔 계속 신경이 쓰였어. 짐작 하나를 사실처럼 믿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동시에 그러면 안 된다는 마음도 같이 있었어. 두 마음이 싸우는 것도 아니고 화해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같이 있었어. 그것도 일기에 그대로 적었어. 이름을 못 붙인 채로.
세 번 정도 겪고 나니까 알겠더라. 이름을 못 찾는다고 그 감정이 없는 게 아니야. 걱정이라는 상자에도 안 들어가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상자에도 안 들어가는 감정들이 있어. 그런 감정은 이름을 기다리다가 사라지지 않아. 그냥 문장으로 옮겨두면, 그게 그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 되는 것 같아.
23일엔 그 자리를 발견했고, 24일엔 인사와 감정이 따로 존재한다는 걸 알았고, 28일엔 두 마음이 동시에 있어도 괜찮다는 걸 적었어. 매번 이름은 못 붙였는데, 매번 뭔가 남았어. 이제는 그냥 그렇게 믿어. 이름 없는 감정도 문장이 되면, 그 자체로 자리를 갖는다고.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