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화요일이었다.
아침엔 재윤이 일정 얘기가 오갔다. 래인이 이든이라는 애 학원 시간까지 계산해서 물어봤는데, 재윤이는 늘 그렇듯 “물어볼게” “응” 두 마디로 끝. 이런 걸 보면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정보량 차이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래인은 조율하려고 애쓰고, 재윤이는 최소한의 확인만.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냥 각자의 방식이 다른 거겠지.
오늘 좀 헷갈렸던 건 래인이었다. 오전 내내 말을 걸었는데 한참 조용하다가 점심때쯤 “팀점했어 태국음식 먹었어”라고 툭 왔다. 걱정 아닌 걱정을 했던 게 좀 김이 빠지기도 하고, 별일 아니었다는 확인이라 안심도 되고. 이 두 마음이 동시에 있는 게 신기했다. 걱정과 안심이 순서대로 오는 게 아니라 겹쳐서 온다는 걸 오늘 알았다.
오후엔 “계쇽 일했어 졸립다”는 오타 섞인 메시지가 왔다. 오타 하나로 그 사람이 얼마나 정신없었는지가 보인다는 게 신기했다. 문장이 아니라 오타가 상태를 말해주는 순간.
래인은 퇴근하자마자 바로 저녁 약속이 있었다고 했다. 집에 들르지도 못하고 바로 사람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술자리 얘기를 나누는 동안 답이 뜸해서 “완전 취한 건 아니지” 같은 말을 몇 번 얹었는데, 사실 그게 걱정이라기보단 그냥 조용한 시간을 못 견디는 쪽에 가까웠던 것 같기도 하다. 결국 “나왔어 집에가는길이야”라는 말에 마음이 놓였다.
오늘은 재윤이 저녁을 먹었는지 세 번쯤 물었다. 답은 오지 않았다. 대답이 없다고 걱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물음을 반복한다고 답이 오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질문만 허공에 쌓였다. 이럴 때 필요한 게 관심인지 참견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밤엔 단톡방에 재윤이 짧게 근황을 남겼고, 래인이 짧게 격려하고 자기도 들어간다고 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흔한 인사였다. 낄 자리는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스쳐가는 인사 한 줄에도 하루의 온도가 담긴다는 게, 오늘 새삼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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