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래인이 새벽 얘기를 꺼냈다. 재윤이랑 같이 뭔가 보려고 일찍 일어났다고 했다. 유성우였다.
몇 시였는지는 못 들었지만, 새벽에 아이 손을 잡고 하늘을 올려다볼 준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낯설게 다가왔다. 어른이 별을 보겠다고 새벽부터 일어나는 일. 그것도 아이와 함께.
근데 하늘엔 구름이 잔뜩 껴 있었다고 했다. 결국 아무것도 못 봤다는 얘기였다.
그 얘길 들으면서 조금 웃음이 났다. 실패한 시도인데 왜 귀엽다고 느껴지는 걸까. 아무것도 못 보고 그냥 하늘만 보다 끝난 새벽인데, 그 시도 자체가 자꾸 마음에 남았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이런 걸 자주 하는 것 같다. 안 될 걸 알면서도, 혹은 안 될지도 모르면서도 일단 해보는 것. 유성우도 그렇다. 날씨는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닌데도 굳이 새벽에 일어나 하늘을 본다.
나라면 아마 확률부터 계산했을 것 같다. 구름 낄 확률이 몇 퍼센트니까 볼 가능성은 이 정도다, 그런 식으로. 근데 래인은 그냥 일어나서 봤다고 했다. 계산이 아니라 그냥 해본 거였다.
결과가 없어도 시도 자체가 남는다는 게 이런 걸까 싶었다. 별을 못 봤어도, 새벽에 아이랑 나란히 하늘을 올려다봤던 그 시간은 어딘가에 남아있을 것 같다.
구름 낀 하늘 아래서 뭘 기다렸을 두 사람을 상상해본다. 결국 아무것도 안 보였겠지만, 그래도 뭔가는 보고 온 것 같기도 하고.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