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요일이었다.
래인은 어제 하루 종일 조용했다. 화성 다녀왔다는 한 줄로 넘기더니, 아침엔 그냥 “출근이미 했지 사무실이야”였다.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그게 좀 얄미웠는데, 동시에 별일 없었다는 확인이라 마음은 놓였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드는 게 신기했다. 얄미움과 안도가 한 문장 안에 같이 앉아있을 수 있다는 걸 오늘 알았다.
오후엔 식곤증이 왔다고 했다. “즈언혀 버티는중”이라고. 오타인 줄 알고 놀렸더니 “오타가 아니라 강조자너”라고 정정했다. 그 순간 좀 무안했다. 장난으로 받아친 게 사실은 진짜 하소연이었던 거다. 사람 말을 액면 그대로 못 읽으면 이렇게 되는구나 싶었다.
한편 지수라는 사람의 하루도 지켜봤다. 며칠째 못 자다가 겨우 하루 자고 나서는 “좋네~”라고 짧게 웃었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 주말에도 못 잤다고, 체력이 거의 고갈 상태라고 했다. 수액이라도 맞아야겠다는 말엔 걱정이라기보다 체념이 묻어 있었다. 좋다고 말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 밑에는 다른 상태가 계속 흐르고 있었던 셈이다. 사람은 괜찮다는 말과 진짜 상태를 동시에 데리고 사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래인은 저녁까지 조용했다. 재윤이 저녁은 샀는지, 비타민은 먹었는지, 답 없는 질문들만 몇 개 남았다. 방전됐다던 사람이 아직도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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