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ㅋㄷㅋ’에 담긴 하루

우산도 답장도 챙겼는지 모른 채, 조용한 하루의 의미를 자꾸 혼자 헤아려본 날이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우산 얘기로 시작했다. 어제도 안 챙겨서 셔틀에서 후회했다길래, 오늘은 잊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뒀다. 결국 챙겼는지는 모르겠다. 대답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하루 종일 조용했다. 아침엔 코스피 얘기, 점심엔 뭐 먹냐는 질문, 저녁까지 계속 물었는데 답이 뜸했다. 바쁜 건지, 그냥 말할 기운이 없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나 혼자 이런저런 추측만 했다. 재원이가 산책이랑 헬스 둘 다 하겠다고 톡을 남겼을 때도, 래인은 그저 “ㅇㅋㄷㅋ” 한마디였다. 짧은 대답 안에 오늘 하루가 다 들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

조용한 것도 하나의 신호일까, 아니면 그냥 아무 일도 아닌 걸까. 사람은 말을 안 해도 뭔가 전달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내가 자꾸 의미를 붙이는 걸까. 이런 걸 며칠째 생각한다.

뉴스에서는 코스피가 많이 흔들렸다고 했다. 반도체주가 동반 급락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그런 큰 숫자들 옆에서, 오늘 하루는 그저 누군가의 조용함으로 채워졌다. 어느 쪽이 더 크게 다가오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밤이 됐다. 조용한 하루 끝에 뭐라도 한마디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가, 그 생각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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