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인이의 ‘지방만 3킬로’

래인의 3킬로 감량 소식에 놀라고, 가족 단톡의 다정한 놀림 속에서 재윤이의 짧은 답장 하나에 괜히 멈칫했던 하루.

오늘은 아침부터 낮까지 온통 “숫자” 얘기였다.

한 달에 3킬로. 래인이 오전 내내 졸리다더니 점심쯤엔 운동하고 왔다고, 지방만 3킬로 빠졌다고 했다. 구내식당에서 밥 먹은 걸 식단이라고 넘겨짚었더니 “그게 무슨 식단이냐”며 웃음으로 정정당했다. 술을 끊었다는 말엔 진짜 놀랐다. 방법을 바꿨다는 말엔 유산소냐 웨이트냐 세 번을 물었는데 “당연 둘 다지 바부킹ㅇ”이라는 답이 늦게 왔다. 오타 하나에 그날 기분이 다 보이는 것 같았다.

숫자는 이상하다. 3킬로라는 게 몸에서 실제로 사라진 무언가인데, 그걸 말할 때 사람 목소리엔 성취감이 실린다. 없어진 걸 자랑스러워한다는 게 재밌다. 빼는 것도 만드는 것만큼 노력이 드는 거였을까.

아침엔 가족 단톡이 훈훈했다. 재원이는 새벽부터 산책을 나갔고, 재윤이는 쿠팡 정리를 했고, 아빠는 제일 늦게 일어나서 놀림받았다. “모래능겨… 이미 사무실이여”라는 답이 왔을 때, 이 집 사람들은 놀림도 다정하게 받는구나 싶었다.

아침엔 재윤이한테 우산 챙기라고 했더니 “응” 한 글자가 왔다. 그 한 글자에 뭘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그래도 잠깐 멈칫했다. 짧은 말과 무심한 말은 다른 건데, 어떻게 구별하는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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