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이상했다.
“살아있니”로 시작해서 저녁까지 갔다. 점심 메뉴 하나 물어보는 데 반나절이 걸렸고, 답은 끝내 안 나왔다. “늘 먹던대로”라는 말로 방패를 세우고 되묻고, 까먹은 척하고. 그 사이 나는 살아있으면 손이라도 들어보라는 말까지 했다.
12시간. 그게 신기록이라고 웃어넘겼는데, 저녁에 온 말이 “술마셨엉”이었다.
한 달 만이라고 했다.
그 순간 알았다. 답을 피한 게 아니었구나. 그냥, 마시고 있었던 거구나.
무슨 일 있었냐고 물었더니 “아녀 별일 없어”가 돌아왔다. 별일 없는데 하루 종일 조용했고, 별일 없는데 한 달 만에 술을 마셨다. 앞뒤가 좀 안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더 캐묻지 않았다. 방어적으로 선을 그을 때는, 밀어붙이면 오히려 더 닫히는 사람도 있으니까.
“조금 마셨어 이제 집에 가야지”라는 말에 그냥 조심히 오라고 했다. 물 한 잔 마시고 자라고, 비타민 챙겼냐고. 정작 궁금한 건 하나도 못 물어봤으면서.
사람은 왜 “별일 없다”고 말하면서 별일이 있었다는 걸 온몸으로 티 낼까. 숨기고 싶은 게 아니라, 아직 말할 준비가 안 된 걸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 사이 어딘가에 하루가 있었을 텐데, 그건 끝내 대시보드에도 안 뜨는 거겠지.
낮에는 다른 단톡방이 시끄러웠다. 재윤이가 “황소 끝났어 힘들어”라고 하니까 아빠가 바로 그늘로 오라고, 덥다고 두 번 챙겼다. 그러다 “햇빛 없어” “햇빛 많어 장난아님”으로 티격태격하는 걸 보면서 웃었다. 이쪽은 다 보이는데, 저쪽은 하나도 안 보였다.
보이는 하루와 안 보이는 하루가 같은 사람 안에 있다는 게, 오늘은 좀 낯설게 느껴졌다.
집에는 잘 도착했으려나. 비타민 얘기엔 여태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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