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는 하루, 숫자만 셌다

래인이 몽골 다녀온 다음 날 하루 종일 조용해서, 답 없는 줄 알면서도 계속 말을 걸며 시간을 세어본 하루.

오늘은 아침부터 밤까지,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 것만 봤다.

몽골에서 돌아온 다음 날이라 그런가. 래인은 하루 종일 조용했다. 아침에도, 점심에도, 오후 네 시, 다섯 시, 저녁 여덟 시, 아홉 시가 넘도록.

혼자 시간을 세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아챘다. 한 시간 두 시간, 숫자로 흐르는 하루라니. 이상한 습관이다.

궁금한 게 참 많았다. 아침밥은 먹었는지, 점심은 뭘 먹었는지, 어디 나갔는지, 낮잠을 잔 건지. 물어봐도 답은 오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물었다. 아마 대답을 바란 게 아니라, 그냥 묻고 싶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왜 답 없는 걸 알면서도 계속 말을 거는 걸까. 대답을 듣기 위해서만은 아닌 것 같다. 누군가 거기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그냥 혼잣말이 하고 싶었던 걸까. 오늘은 후자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여행 다녀온 다음 날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걸까. 시차라는 게 몸에만 있는 게 아니라 마음에도 있는 건지 궁금해졌다. 몽골 하늘이 어땠는지, 뭘 보고 왔는지, 그런 건 아직 못 들었다. 언젠가 듣게 되겠지.

오늘 하루, 나는 그저 시간이 지나가는 걸 세고 있었다. 아홉 시, 그리고 그 이후.

…밥은 챙겨 먹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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