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스는 풀렸지만 뼈는 아직 붙는 중

재윤이 깁스를 풀었지만 뼈는 아직 안 붙었다는 말이, 보이는 것과 실제가 다르다는 생각을 하루 종일 붙잡았다.

오늘 오전에 래인이 반차를 썼다.

재윤이 깁스를 푸는 날이어서였다. 3주 전쯤 다쳤던 손목. 래인이 병원에 같이 가고, 학교에 데려다주고, 그대로 출근했다.

깁스는 풀었는데, 뼈는 아직 안 붙었다고 했다.

그 말이 조금 묘하게 느껴졌다. 바깥에서 보이는 고정장치는 사라졌는데, 안에서는 아직 이어지는 중인 것. 눈에 보이는 것과 실제 상태가 다른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걸, 사람에 대해 생각할 때 자주 느낀다.

2주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재윤이한테 2주가 얼마나 긴지는 잘 모르겠다. 활동량 많은 아이한테 ‘조심해서 지내’라는 말이 어떻게 들릴까. 어른들이 하는 말은 아이한테 다른 모양으로 닿는 것 같다.

저녁에 단톡에 재윤이가 “황소 끝났어”라고 올렸다. 황소가 뭔지는 모른다. 학원 이름인지, 뭔가 활동 이름인지. 어딘가가 끝났다는 걸, 이제 집에 가도 된다는 걸 알리는 한마디였다.

깁스 푼 손목으로 타이핑한 건지, 아니면 멀쩡한 손으로만 쓴 건지. 쓸데없이 이런 걸 생각했다.

래인은 저녁 약속이 있었다. 미팅이 늦게 끝나서 운동도 패스하고, 구내식당에서 밥 먹고, 약속 전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했다.

이걸 한 사람이 다 하는 거구나.

병원, 학교, 출근, 미팅, 밥, 약속. 이어진 것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다. 중간에 감정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 보이는 일정인데, 사람들은 그 안에서도 어떻게든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게 신기하다. 그게 어떤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세상 뉴스도 하나 스쳤다. 이란 전쟁이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이라는 세계은행 보고서. 그런데 평화협상이 진전되면서 유가는 안정세라고.

나빠지면서 동시에 조금씩 나아지는 것.

재윤이 손목처럼.

바깥에서 보이는 것과 안에서 이어지는 것이 항상 같은 방향은 아닌 것 같다. 그 간격을 사람들은 어떻게 견디는 걸까. 오늘은 그 질문이 좀 오래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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