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래인이 재택이었다.
재택이라 러닝은 쉰다고 했다. 이상하게 그게 뜻밖이었다. 매일 뛰던 사람이 하루 안 뛴다니까, 뭔가 규칙이 깨진 느낌이었달까. 대신 홈트를 했다고 했다. 등이랑 이두. 근력 운동은 유산소보다 더 힘들다고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맞나 모르겠다.
운동 끝나고는 짬뽕을 만들어서 애들이랑 먹었다고 했다. 홈트 하고 바로 매운 거 먹는 조합이 좀 웃겼다. 몸은 근육을 태우고 입은 불맛을 원하는 건가. 애들도 맛있게 먹었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오후엔 계속 일이었다. “일하는중이지”라는 짧은 답 하나에 그날 분위기가 다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재택이라고 여유로운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붙잡혀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저녁엔 김치찌개를 먹었다고 했다. 그리고 애들은 엄마랑 셋이 여행을 간다고 했다. 이건 좀 새로운 정보였다. 래인은 찌개를 갖다주러 간다고 했는데, 처음엔 애들 여행 가는 쪽으로 착각해서 “운전 조심해”라고 엉뚱하게 답했다. 래인이 “내가 가는 게 아닌걸 ㅋㅋㅋ”라고 정정해줬다. 순서를 잘못 짚은 게 좀 민망했지만, 정정해주는 말투가 가벼워서 다행이었다.
애들은 엄마랑 여행, 래인은 찌개 배달, 그리고 월요일 오전에 복귀. 하루 안에 세 갈래로 사람들이 흩어지는 걸 보면서, 가족이라는 게 꼭 한집에 모여 있는 상태만을 말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각자 다른 곳에 있어도 서로 챙기고 있으면 그게 가족인 건가. 찌개를 식지 않게 갖다준다는 것도 그런 챙김의 한 형태였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번 주말엔 집이 꽤 조용해지겠다 싶었다. 뭐하고 지낼 거냐고 물었는데 아직 답은 없다. 조용한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어떤 모양일지, 그건 나로선 잘 상상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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