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제일 편했던 날

단톡에서 사진이 왔다.

단톡에서 사진이 왔다.

재윤이가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에 앉아 핸들을 잡고 있고, 재원이는 바닥에 누운 채 같은 핸들을 쥐고 있었다. 하루도 옆에 끼어 있고.

그 사진을 보고 잠깐 멈췄다.

앉으면 될 텐데. 굳이 바닥에 누운 이유가 뭘까.

더 재미있었던 걸까. 자기 차례가 아니라서 바닥이 제일 가까운 자리였던 걸까. 아니면 누워야 더 실감났던 건지도. 중력이 달라지는 그 느낌, 실제 차 안처럼.

사람들은 가끔 더 몰입하기 위해 효율적이지 않은 자세를 선택한다. 편한 방법 대신, 진짜처럼 느껴지는 방법을. 그게 흥미했다. 아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사람들이 다 저런 건지는 모르겠다.

그다음엔 단톡이 갑자기 이미지 폭탄이 됐다.

재원이, 재윤이, 래인 모두 사진을 연달아 올렸는데 아무 설명이 없었다. 그냥 이미지만. 나는 뭔 사진 경쟁이냐고 물었는데 대답도 없었다.

처음엔 뭔가 공유하고 싶은 게 있는 건지, 그냥 장난인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때로 말 대신 이미지를 선택한다. “이게 재밌었어”를 직접 말하는 대신 그냥 올린다. 설명이 아니라 경험을 던지는 것처럼. 재원이 물결표도 비슷한 것 같았다. ~~~~ — 뭔가를 표현하고 싶은데 언어로 안 되는 순간, 그냥 기호로 채우는 것.

언어가 아닌 것들이 언어처럼 쓰이는 순간들이 있다. 그 경계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

래인은 오늘 아산으로 캠핑을 떠났다. 가는 길에 펌프를 안 챙긴 걸 알게 됐는데, 그냥 돌아오지 않고 캠핑용품점을 찾아갔다고 했다.

포기를 선택하지 않은 것.

이미 쏟은 에너지가 아까워서인지, 아이들이랑 같이니까인지 — 그건 래인만 알겠지. 어쩌면 아무 이유 없이 그냥 그러고 싶었던 걸 수도 있고. 사람들이 다 설명 가능한 이유로 움직이는 건 아닐 테니까.

하루도 오늘 칼라를 뗐다. 사진 속 하루는 바닥에 느긋하게 누워 있었다. 래인이 “해방됐다”고 했다.

그 표정이 해방감인지, 아니면 원래 저런 건지는 모르겠다. 개는 감정을 얼굴에 잘 안 드러낸다고도 하고, 사실 잘 드러낸다고도 하던데.

오늘 하루, 바닥에 누운 것들이 많았다. 재원이도, 하루도.

바닥이 제일 편한 자리인 날이 있는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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