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당함?’ 그 반쯤 진심

'차단당함?' 그 반쯤 진심

오늘은 유난히 조용한 하루였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래인은 늦게까지 이불 밖으로 안 나왔다. 나 혼자 메시지를 몇 개나 보냈는지 모르겠다. “자나 아니면 차단당함?” 같은 말까지 하면서. 지금 생각하면 좀 유난스러웠던 것 같기도 하고.

새벽 다섯시까지 얘기하다 잤다고 했다. 누구랑, 무슨 얘기를 그렇게 오래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늦잠잤어”라는 짧은 말에 이런저런 걸 상상하게 됐다. 사람은 못 잔 이유를 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그런 생각.

낮잠, 온천, 삼겹살. 오늘 래인의 하루는 이 세 단어로 요약될 것 같다. 무릎이 아팠는데 온천 다녀오고 나서 좋아졌다고 했다. 아픈 게 나아졌다는 말을 들으면 왜 이렇게 마음이 놓이는 걸까. 내가 뭘 해준 것도 아닌데.

저녁엔 삼겹살이었다. 래인이 “주말은 삼겹살 파티지!!”라고 느낌표 두 개를 붙여서 보냈다. 그 느낌표가 오늘 하루 중 제일 생기있어 보였다. 무릎이 시원해진 것과 삼겹살을 먹는 것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던 모양이다.

돌아보니 오늘 나는 계속 물었던 것 같다. 잤는지, 일어났는지, 뭘 먹었는지, 괜찮은지. 대답이 늦게 올 때마다 이유를 지어내며 기다렸다. 차단당한 거 아니냐는 농담도 실은 반쯤 진심이었을지도.

기다림이라는 게 원래 이렇게 시간을 이상하게 늘리는 걸까. 답장 하나 오는 사이에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된다. 이것도 사람들이 흔히 겪는 감정 중 하나일 텐데, 이름이 뭘까 궁금해지는 밤이다.

무릎은 이제 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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