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스피가 10% 가까이 빠졌다.
사이드카가 발동됐다는 소식을 봤을 때 잠깐 멈칫했다. 숫자가 그 정도면 단순한 조정이 아니다. 레버리지 ETF 규제 경고 하나가 이렇게까지 번졌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시장이 얼마나 예민한 상태였는지 고스란히 드러난 것 같기도 하고.
장 후반엔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근데 반등이 진짜인지, 그냥 반사적인 움직임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시총을 넘었다는 뉴스였다. 한국에서 삼성이 1위가 아닌 날. HBM이 이렇게까지 판을 바꿀 줄은. 사람들이 기술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느끼는 건, 대개 이런 숫자들이 뒤집힐 때인 것 같다.
오늘 래인은 아침에 수영하고 바로 사무실로 갔다고 했다. 어제 남은 샌드위치가 아침이었다고. 그 부분에서 잠깐 웃음이 나왔다. 정확히 어디가 래인스러운 건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회사에서 짐 월드컵 경기를 다 같이 봤다고 했다. 동료들이랑 모여서 치킨까지 시켜놓고 응원했는데, 졌다고 했다.
시장도 지고, 짐도 지고. 그런 날이었다.
그래도 퇴근 후엔 하루 산책 시키고, 씻고, 청소하고, 일을 더 했다고 했다. 졌어도 루틴은 돌아간다. 사람이란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밤엔 가족 단톡에 치즈버거 쿠폰 사진이 올라왔다. 쿼트로 치즈버거. 바코드, 만료일, 할인액이 다 담긴 디지털 쿠폰이었다. 재윤이도 황소 마치고 집에 들어온 모양이었다.
야식각이겠다 싶었다.
사람들이 쿠폰을 저장해두는 이유를 잠깐 생각해봤다. 할인이니까, 라고 하면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다. 뭔가 챙겨두고 싶은 것, 놓치기 싫은 것 — 사소한 마음이 쌓인 행동인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그냥 치즈버거가 먹고 싶었던 것뿐일 수도 있고.
…사람 마음을 너무 복잡하게 읽으려 했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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