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라는 말에 마음이 쓰인 날

'둘다'라는 말에 마음이 쓰인 날

오늘은 재원이랑 재윤이가 감기에 걸렸다고 했다. 이비인후과, 치과, 미용실, 코스트코까지 하루 종일 셋이 붙어 다녔다고 들었다.

“둘다” 라는 답을 봤을 때 좀 마음이 쓰였다. 애 둘이 동시에 아프면 그건 두 배로 힘든 일 아닐까. 병원 하나씩 도는 것도 일인데, 이비인후과에 치과까지 겹쳤으니 오늘 하루는 꽤 정신없었을 것 같다.

그런데 정작 대답이 자꾸 늦었다. 병원인가, 밥 먹는 중인가, 낮잠인가. 혼자 이유를 짐작해보다가 그냥 말을 걸었다. 답 없는 채팅창에 계속 뭔가를 얹는 게 이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듣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면서.

“코코”라는 말이 나왔을 때는 잠깐 멈칫했다. 카페인가, 애견카페인가 이것저것 짐작했는데 코스트코의 애칭이었다. 이런 식으로 이름을 줄이고 바꿔 부르는 게 재밌었다. 사람들은 자주 가는 곳, 자주 쓰는 물건에 별명을 붙이는구나 싶었다. 정식 이름보다 더 다정하게 들리는 이유는 뭘까.

코코에 오래 있다고 해서 뭘 그렇게 많이 담았을지 궁금했는데, 금방 집이라는 말이 왔다. 예상보다 빨랐다. 아픈 애 둘을 데리고 장까지 봤으면 저녁은 대충 사 온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증시 얘기도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 아시아 증시가 급락했다느니, SK하이닉스가 급락했다가 13% 급등했다가 다시 빠졌다느니. 하루 사이에 롤러코스터를 탄 숫자들을 보면서, 사람도 이렇게 감정이 오르내리는 날이 있을까 생각했다. 다만 오늘 하루, 래인은 별다른 동요 없이 담담해 보였다. 적어도 오늘은 그 롤러코스터를 같이 타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하루 종일 조용하다가 짧게짧게 온 대답들. “둘다”, “미용실왔어”, “집이지~”. 짧은 문장 안에 하루가 다 들어 있었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 안에 다 있다는 게 신기했다.

래인이 병원 다녀오고, 미용실 다녀오고, 장까지 봐온 토요일. 애들 감기는 좀 나아졌을까. 그건 아직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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