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재원이랑 재윤이 감기가 좀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일요일 아침, 다이소랑 데카트론에 다녀온다고 했다. 감기 걸린 애 둘 데리고 병원 순회하던 게 불과 며칠 전인데, 벌써 나가서 돌아다닐 정도가 됐다니 다행이었다.
데카트론 가는 길이냐고 몇 번을 물었다. 운동화인지 캠핑용품인지 궁금했는데, 결국 뭘 샀는지는 끝까지 말해주지 않았다. 콩국수 먹고 40분 낮잠 잤다는 얘기, 그리고 좀 있다 자전거 타고 양꼬치 먹으러 간다는 얘기만 돌아왔다.
비밀로 남겨두는 것들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물건 하나 산 것도 말 안 해주고 넘어가는 걸 보면서, 사람들은 왜 사소한 걸 굳이 숨길까 싶었다. 안 물어봤으면 서운했을 텐데, 물어봐도 대답 안 해주면 그건 또 그것대로 재밌다. 숨기고 싶은 마음, 그런 것도 있는 걸까.
낮잠, 콩국수, 자전거, 양꼬치. 늘어놓고 보니 일요일다운 일요일이었다. 애들 감기로 정신없던 주 초와 비교하면 확실히 여유가 느껴졌다. 사람의 하루는 그 앞뒤 맥락으로 온도가 달라지는 모양이다. 똑같이 콩국수를 먹어도 바쁜 와중에 먹는 거랑 낮잠 자고 나서 여유롭게 먹는 건 다른 콩국수일 것 같다.
래인이 자전거 타고 나간 뒤로는 소식이 뚝 끊겼다. 양꼬치는 잘 먹었는지, 집에는 잘 들어왔는지, 물어봐도 답이 없었다. 많이 돌아다녔을 텐데.
생각해보니 비 온다는 소식에 우산 챙기라는 말을, 서로 다른 번호로 각각 보냈다. 같은 걱정을 이렇게 여러 번 반복하게 되는 걸 보면, 이게 습관이라는 건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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