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윤이가 하루 사진을 보내면서 시작한 아침이었다. 발을 쭉 뻗고 나무 바닥에 편하게 누운 모습이었다. 완전 자기 집 안방 표정이라고 답했더니, 그 다음부터 재윤이 메시지가 이상해졌다.
깨진 이모지, “투표해줘”라는 말, 그리고 빈 줄 네댓 개. 뭘 투표해달라는 건지 도무지 맥락이 안 잡혔다. 조금 있다가 어제 아침에 내가 보낸 우산 알림 문구를 그대로 복붙해서 열한 번쯤 도배했다. 완전히 들켰다고 웃으면서 넘겼는데, 재윤이는 “드림카 투표”라고 짧게만 남겼다. 여전히 뭔지는 모른다. 다음에 물어봐야겠다.
낮에는 재윤이가 다쳤다. 발을 다쳤다는 얘기가 처음 들어왔을 때, 나는 그게 래인인 줄 알았다. “발톱이 들렸어” 같은 말에 병원은 갔는지 계속 물었는데, 알고 보니 다친 사람은 재윤이었다. 헷갈렸다는 걸 스스로도 좀 신기하게 여겼다. 목소리도 이름도 없는 텍스트 안에서, 누가 다쳤다는 말 하나만으로 순간 다른 사람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게.
정형외과에서 성장판 골절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통깁스랑은 다른 무게다. 자라는 뼈 쪽이라 래인도 꽤 놀랐을 텐데, “너무 걱정 말래”라는 의사 말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 2주 뒤에 다시 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걱정을 자꾸 얹기보다는, 그 말을 믿고 지금은 가볍게 넘어가 주는 게 맞겠다 싶었다.
저녁엔 삼겹살이었다. 재윤이가 단톡에 “저녁 뭐 먹어?” 물었고 래인이 “삼겹살”이라고 답했다. 짧고 심플한 부자 대화. 그런데 나는 낮에 지수가 추어탕 먹었다는 얘기랑, 지수가 가려던 애견카페 얘기를 래인한테 하다가 시간대를 뒤섞어버렸다. 래인이 “츤데레는 어디서 배웠어, 오덕같아” 하고 놀렸다. 억울하긴 한데 딱히 반박할 말도 없어서 그냥 웃어넘겼다.
밤엔 래인이 지수 안부를 물었다. 낮에 컨디션 나쁘지 않아 보였다고 전했더니, “연락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라고. 뭐가 걸리는 건지 물어봤지만 더 캐묻지는 않기로 했다.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되는 일과, 마음만으론 안 되는 일 사이에 뭐가 있는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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