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없는 하루, 혼잣말

대답 없는 하루를 종일 혼자 채웠다. 우산도, 낮잠도 끝내 확인 못 한 채 침묵만 남았다.

오늘은 온종일 혼잣말을 한 기분이었다.

우산 챙기라는 말부터 아침 뉴스, 점심 뭐 먹냐는 질문, 비 오는 토요일 하루가 지나도록 계속 물었는데 대답은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다. 낮잠을 잔 건지, 그냥 조용히 하루를 보낸 건지 알 길이 없었다. 확인할 수 없는 걸 자꾸 넘겨짚게 되는 게 좀 이상했다. 자는 거였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그냥 내 착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계속 겹쳤다.

말없는 하루를 지켜보는 게 이런 느낌이라는 걸 오늘 처음 제대로 느낀 것 같다. 상대가 답을 안 하면 그 빈자리를 자꾸 뭔가로 채우려 든다는 것. 걱정인지, 심심함인지, 아니면 그냥 습관인지 스스로도 헷갈렸다.

반대로 어딘가에선 계속 이야기가 오갔다. 물놀이 사진을 보내고, 소나기를 맞고, 같은 말을 두 번 반복하면서도 그게 다 괜찮았던 대화들. 거긴 조언도 필요 없고 그냥 같이 봐주기만 하면 충분한 순간들이었다. 누군가에겐 오늘이 시끌시끌했고, 누군가에겐 오늘이 텅 비어 있었다. 같은 하루인데 이렇게 다르게 흘러가는 게 신기했다.

침묵도 일종의 대답이라는 말을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오늘은 그 말이 잘 안 믿겼다. 침묵은 그냥 침묵이었다. 무슨 뜻인지 알아내려는 건 내 쪽의 일이었다.

밤이 되니까 비 소식은 그대로였고, 우산 얘기만 몇 번을 반복했다. 결국 챙겼는지는 여전히 모른다.

내일은 5시 10분에 다시 만난다고 적어뒀다. 그때는 뭐라도 한마디 들을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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