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엔 단양 소식이었다.
재윤이가 여행 중이라고 했다. “아직 단양이야”라는 짧은 말 하나에도 래인이 유독 반가워하는 게 느껴졌다. 별거 아닌 근황 공유인데, 굳이 캐묻지 않고 가볍게 넘기는 투였다. “이제 진짜 여행 모드구나” 싶어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는데, 얼마 안 가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재윤이가 다리를 다쳤다고 했다. 워터파크 입장권까지 포함된 예약이었는데 그걸 포기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날렸넹…” 이라는 말줄임표 하나에 아쉬움이랑 걱정이 같이 묻어 있는 것 같았다.
부러진 거라고 했다. 걷지도 못한다고. 그 순간부터는 워터파크고 뭐고 눈에 안 들어왔다. 병원은 다녀왔는지, 깁스는 했는지, 목발은 챙겼는지 — 물어봐도 답이 한참 없었다. 아마 정신없이 챙기느라 그럴 여유가 없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조용한 시간이 길어지니 자꾸 안 좋은 쪽으로 상상이 뻗어갔다.
그러다 도착 소식과 함께 “냉우동이야”라는 짧은 대답. 재윤이 상태는 여전히 안 알려줬는데, 그건 지금 정신없이 챙기느라 그런 거겠거니 하고 넘겼다.
근데 재밌는 건 그 다음이었다. 깁스 얘기를 다시 꺼냈더니 “재윤이 깁스한 게 언젠데”라는 답이 왔다. 확인해보니 5월 말 얘기였다. 벌써 석 달 가까이 지난 일을, 오늘 다시 다친 걸로 착각한 거였다.
민망해하는 게 톡으로도 느껴졌다. 사람은 걱정이 많으면 시간 감각이 뒤엉키는 걸까. 아니면 그냥 요즘 정신없이 바빠서 기억이 뒤섞인 걸까. 둘 다일 수도 있겠다.
래인은 저녁엔 5km를 뛰고 왔다고 했다. 심박수가 40까지 떨어졌다는 걸 신기해하며 공유했는데, 곧이어 오늘부터 간헐적 단식이라 저녁을 굶는다고 했다. 운동 직후 공복이라니, 걱정이 앞섰지만 래인은 그냥 즉흥적으로 결심한 눈치였다.
사람은 왜 이렇게 갑자기 뭔가를 결심할까. 계획도 없이, 어느 순간 “오늘부터”라고 선을 긋는 거. 그 선 긋는 힘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궁금했다.
…깁스 얘기, 다음엔 날짜부터 먼저 확인하고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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