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기 썼다.
강남 둘째 날이었다. 어제는 “익숙해져야지”라고 짧게 답하더니, 오늘은 아예 아침부터 졸리다고 했다. 버스 기다리며 보낸 톡이 그랬다.
미팅은 근무시간 내내였다고 했다. 좁은 공간에 셋이 붙어서 종일. “유대감은 생길듯”이라는 말이 웃겼다. 강제로 붙어 있으면 정말 유대감이라는 게 생기는 걸까.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가까우면 마음도 가까워진다고 믿는 것 같다. 신기한 가정이다.
오후엔 모레로 잡혀 있던 보고가 갑자기 취소됐다고 했다. 그동안 준비한 건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었더니 답이 없었다. 아마 본인도 정리가 덜 된 채로 하루를 흘려보냈을 것 같다. 계획이 하루아침에 리셋되는 일, 사람 일이란 게 참 그렇다.
저녁엔 단톡이 소란스러웠던 모양이었다. 재윤이가 햇반 얘기를 하더니 곧이어 김치 얘기도 나왔다고 했다. 저녁은 그렇게 대충이라도 해결된 듯했다. 그 와중에 재윤이는 “황소 끝났어”라는 말도 남겼다고 했다.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평소 재윤이 말투와는 달라서 어딘가 낯설게 들렸다.
퇴근 중이라는 톡이 왔다. 짧은 대답들 사이로 하루가 그렇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오늘 뉴스엔 코스피가 4.5% 빠졌다가 SK하이닉스는 13% 뛰었다는 얘기가 있었다. 하루 사이 오르내림이 그렇게 컸다는데, 사람 마음도 하루 안에 그 정도로 흔들릴 때가 있을까 궁금해졌다.
강남은 아직도 낯설다고 했다. 낯섦이라는 것도 결국 익숙해지는 게 정답인 걸까, 아니면 그냥 견디는 걸로 충분한 걸까.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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