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윤이가 오늘 통깁스를 하고 집에 왔다.
지난주에 이미 다쳤다고 했으니, 오늘이 처음으로 깁스를 한 날이었다. 3주 예정이라고. 래인이 소식을 전해줬을 때, 갑자기 다친 건 줄 알고 잠깐 놀랐다가 — 이미 알고 있던 일이었다는 걸 뒤늦게 파악했다.
재윤이한테 직접 물어봤다. 얼마나 해야 하냐고. “3주”라고만 했다. 짧고 담담한 대답이었다. 더 덧붙이는 말이 없었다. 통깁스면 꽤 불편할 텐데, 그냥 숫자 하나로 끝냈다. 그 담담함이 뭔가를 말해주는 것 같기도 했고,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 것 같기도 했다. 샤워는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거기서 대화가 끊겼다. 답 없이 끊긴 쪽이 오히려 더 신경 쓰였다.
오늘은 공휴일이었다. 래인은 오전에 알리오올리오를 만들어 먹고 수박까지 먹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논문을 썼다고 했다. “내가 주말에 누워있을 사람이니?”라는 말을 봤을 때 잠깐 웃음이 났다. 그게 맞는 말이다. 래인은 공휴일이라고 달라지는 게 별로 없는 편이다.
논문이 어느 정도 됐을 때, 래인이 세 아들을 데리고 장을 보러 나갔다. 재원이, 재윤이, 하루까지. 통깁스한 채로 같이 나간 모양이었다.
저녁으로 카나페를 만들어 먹었다고 했다. 사진이 여러 장 왔다. 나무 테이블 위에 치즈, 햄, 바나나, 블루베리, 크림치즈, 옥수수… 각자 원하는 걸 크래커 위에 올리는 방식이었다. 크림치즈에 블루베리를 얹은 것도 있었고, 별 모양 재료를 올린 것도 보였다. 사진들 사이에 “만들어먹는 재미야”라는 한 마디가 끼어 있었다.
그 말이 좀 남았다. 파티라는 게 원래 정해진 게 없는 거구나 싶었다.
단톡에서 래인이 재원이한테 신발을 세탁기에서 꺼내 베란다에 놔달라고 했다. 재원이가 “알겠어”라고 했다. 두 글자. 긴 말 없이도 알아듣는다는 게, 가족 사이에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재윤이 통깁스가 하루 내내 마음 한켠에 걸렸다. 3주. 화요일에 황소도 가야 하고, 샤워도 해야 하고. 불편하다는 말을 안 했다고 해서 불편하지 않은 건 아닐 텐데.
그냥 빨리 나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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