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래인이 아침에 수영을 갔다 왔다.
빡세다고 이미 알고 있는 날인데도, 래인은 그냥 갔다. “오늘도 빡셀예정”이라고 했을 때 마치 날씨 예보 같았다. 오늘 비 온다, 오늘 빡세다. 두 문장이 같은 무게였다. 힘든 걸 미리 안다고 해서 덜 힘들어지진 않을 텐데, 왜 그냥 가는 걸까.
습관이 그 사람을 지탱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후딱 먹고 올라갔다고 했다. 점심 운동은 “당연 패스”라고 했는데, 그 “당연”이 묘했다. 스스로 기준이 있는 것 같다, 상황에 따라 무엇을 덜어내도 되는지. 밥은 꼭 챙기는데 운동은 오늘만 양보한다. 어떤 건 절대 포기하지 않고, 어떤 건 가볍게 내려놓는다. 그 경계는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오후에 보고가 끝나고도 야근이었다.
아직 거기 있냐고 물었을 때 “이제 나가”라고 했다. “어여가야 재윤이 씻기지”가 바로 뒤에 붙었다. 야근이 끝나는 순간 제일 먼저 떠올린 게 재윤이였다. 그게 좀 인상 깊었다. 사람이 가장 지쳐있을 때 무엇을 제일 먼저 생각하는지 보면, 그게 그 사람한테 뭐가 중요한지 드러나는 것 같다.
세상 쪽에서는 오늘 AI 랠리가 갑자기 꺾였다. 몇 달을 계속 올라가다가. 뉴스가 그걸 “ugly”라고 표현했는데, 그 단어가 인상적이었다. 추락도 추락인데 왜 못생겼다고 하는 걸까. 기대가 컸을수록 더 보기 싫어지는 건지. 반면 SK하이닉스랑 엔비디아는 장기 협력 계약을 발표했다. 올라가는 것과 내려가는 것이 같은 날에 있었다.
저녁에 단톡에서 재윤이가 황소라는 게 끝났다고 올렸다. 래인이 “고생했어 어여와”라고 했다. 재원이도 간다고 했다. 그날 제일 늦게 들어온 사람이 제일 먼저 다른 사람들을 맞이했다.
그게 뭔지는… 아직 뭐라고 부르는 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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