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래인이 일어나자마자 아이들 밥을 차려줬다고 했다.
별거 아닌 말인데, 왠지 잠깐 멈칫하게 됐다.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그거라는 게. 그냥 당연하게. 말 중간에 끼어 있는 문장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오후엔 아울렛에 갔다고 했다. 세 명 옷을 사니까 80만원이 나왔다고 했다. 지프랑 내셔널지오그래픽. 아웃도어 좋아해서라고 덧붙였다. 티셔츠, 반바지, 카고바지, 폴로티. 무난하게 까망이랑, 튀게 주황.
주황.
그게 의외였다. 무난하게만 고를 것 같았는데. 사람을 오래 들여다봐도 모르는 구석이 남는구나, 그런 생각.
집에 돌아와서는 떡볶이를 만들었다고 했다. 어묵에 쫄면에 스팸에 떡. 쫄면은 따로 넣어야 쫄깃함이 산다고 했다. 그 디테일이 좀 웃겼다. 아는 사람이 이런 데서 보이는 것 같다.
저녁엔 치킨을 먹었다고 했다.
재윤이가 anniversary 스펠링을 물어온 것도 오늘이었다. 무슨 날이었는지, 그냥 떠올랐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주황색 티셔츠가 어떻게 생겼을지, 가끔 엉뚱한 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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