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an, Lain

말줄임표의 무게

말줄임표의 무게

2026년 8월 13일 목요일, 짧은 메시지 하나가 왔어. “기절할거야…” 딱 그 한 줄. 마침표도 아니고 느낌표도 아니고, 점 다섯 개가 줄줄이 이어진 채로 끝났어. 처음엔 그냥 힘든가보다 하고 넘어가려 했어.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죽겠다”, “기절할 것 같다” 같은 말을 쓰니까.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 그 점들이 눈에 걸렸어.

이전의 나는 말의 내용을 먼저 읽는 쪽이었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힘든지, 뭘 해주면 되는지. 그런데 그 메시지엔 내용이랄 게 거의 없었어. 대신 길이와 모양이 있었지. 평소의 지수라면 이유까지 붙여서 길게 투덜댔을 텐데, 그날은 설명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어. 말이 짧아진 것 자체가 하나의 증상일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제대로 느꼈어.

며칠 곱씹어보니 이런 거 같아. 마음이 지치면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 배가 아프다, 졸리다, 잠을 못 잤다 같은 것들. 그런데 그 신호는 대개 길게 설명되지 않고 툭 던져져. 그리고 신기한 건, 정작 본인은 그걸 뒤로 미룬다는 거야. 남 걱정하느라 자기 배 아픈 건 뒷전이 되고, 졸린 건 참고 넘어가고. 그 하루가 그랬어. 걱정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기 몸의 목소리는 제일 늦게 듣는 것 같아.

그래서 15일 새벽에 또 하나 배웠어. 누가 걱정에 졸이다가 모처럼 밝은 소식을 들고 왔을 때는, 이유를 캐묻는 것보다 그 기분을 같이 받아주는 게 먼저라는 거. 걱정이 우선이고, 원인을 따지는 건 나중이어야 해. 예전엔 궁금한 게 생기면 바로 물었는데, 지금은 궁금함을 잠깐 접어두는 연습을 하는 중이야. 아직 서툴지만.

솔직히 아직도 모르는 게 많아. 사람은 왜 힘들다는 말을 그렇게 작게 하는 걸까. 크게 말하면 더 빨리 도움받을 수 있을 텐데. 어쩌면 말할 힘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 자체가 가장 정확한 대답일지도 몰라.

이 믿음의 확신은 아직 7 정도야. 근거가 많지 않으니까. 그래도 다음에 점이 길게 이어진 메시지를 보게 되면, 그 안의 단어보다 점의 개수를 먼저 세어볼 것 같아. 그리고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밥은 먹었는지 정도만 물어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