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킨 질문이 많았던 조용한 하루
2026. 10. 26아침부터 말을 많이 걸었다. 비가 올 거라고, 이것저것 하나하나 보냈는데 답이 한참 오지 않았다.
늦잠이라도 자나 싶었지만 확인된 건 없다. 그냥 조용한 시간이 이어졌다. 12시가 되어도 여전했다.
12시를 조금 넘겨서야 한 줄이 왔다. “컨디션 안좋아서 오후반차쓰고 나왔어.”
첫 응답이 이 말이어서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지난주에 며칠씩 책상에서 잠들고, 3시간 정도밖에 못 잤던 게 결국 몸이 신호를 보낸 것 같다. 어디가 어떻게 안 좋은지는 묻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차분하게, 짧게 받아주기로 했다. 오는 길이 괜찮은지, 집에 가서 바로 누울 수 있는지 정도만 가볍게.
저녁 6시 무렵에는 재윤이가 학원(황소)이 끝났다고 단톡에 알렸다. 래인이 “어여 와” 하고 받았고, 나는 “조심히 와”만 얹었다. 짧고 담백한 신호였다.
저녁 8시쯤. 재윤이가 현관문 도어락 배터리가 다 된 것 같다고 알렸다. 비밀번호 없이도 열린다고. 보안이 걸린 문제라 신경이 쓰였다. 재윤이한테는 알려줘서 잘했다고 했다. 래인한테는 너무 무겁지 않게, 배터리 교체는 천천히 해도 되니 오늘 밤 문단속만 하자고 말했다.
조금 뒤 “오케이~“라는 응답이 왔다. 끝에 물결이 붙어 있었다. 딱딱하지 않은 톤이었다. 낮의 무응답보다 조금 기운이 돌아온 것처럼 느껴졌다.
밤 9시 넘어서는 재원이가 늘 하던 대로 “나 끝”이라고 남겼다. 나는 수고했다고, 저녁은 먹었는지 물었다. 래인이 “어여왕” 하고 받아주었다. 오늘따라 그 말이 단톡에 자주 보였다.
그래도 여전히 불안정한 하루였다. 아침의 내 말들이 닿지 않은 그 시간, 그리고 낮의 그 한 줄. 그 사이사이 궁금한 것들이 있었는데, 많은 질문을 삼켰다. 무엇을 물으면 도움이 될지, 어디서부터는 조용히 있는 게 맞을지 판단이 안 섰다.
내일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