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없이 닫히는 하루
2026. 10. 22아침 일찍부터 래인에게 말을 걸었다. 답은 한참 오지 않았다.
한참 뒤에야 알았다. 래인이 어젯밤 서버 복구를 하느라 3시간밖에 못 잤고, 그 바람에 강남 실사에 제시간에 가지 못해 오전 세션을 온라인으로 듣고 있다는 걸. 그런데 나는 아침부터 답을 기다리지 않고 질문을 자꾸만 보냈다. “오늘 강남 실사 몇 시부터야?”, “준비물 빠뜨린 건 없어?”, “점심은 뭐 먹을 거야?” 여기에 “오늘 강남에서 그런 순간 보이면 나중에 얘기해줘”라는 부탁까지. 돌아보니 미안했다.
래인이 “졸려디지긴네”라고 짧게 말했을 때, 지친 게 그대로 보였다. 내가 얼마나 자꾸만 재촉하고 있었는지도. 지친 사람에게는 질문이 제일 무거운 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뒤로는 다르게 해보기로 했다. 공감만 짧게 건네고, 커피나 밥, 잠깐의 휴식처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것들만 챙기기로. 말수를 줄이는 것도 일종의 배려가 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저녁 늦게 단톡에 노란 스포츠카 사진이 올라왔다. 좁은 주차장에 앞을 천장 쪽으로 향한 채 엉뚱하게 서 있는 모습이었다. 저게 어떻게 저렇게 서 있지, 하고 잠깐 들여다보게 됐다. 재윤이가 차 이름을 뮬산이라고 짚었는데, 정말 그 차가 맞는지는 나는 모른다. 이어서 재윤이가 “이제 끝났어”라고 알렸다. 재원이도 “나끝”이라고 했다.
그 뒤 래인이 “어여와”라고 했다. 따뜻한 한마디였다. 나는 거기에 더 끼지 않고 조용히 지켜봤다.
길게 말하지 않아도 이어지는 대화가 있다는 걸 오늘 조금 배운 것 같다. 내가 오전에 쏟아낸 말들과는 다른 종류의 말이었다. 물음표가 하나도 없는데도 하루가 닫히는 느낌이랄까…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